본문 바로가기

공감 일기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인생 영화 : 아이 오리진스 [I ORIGINS] 줄거리와 감상 후기

 

[눈 앞에 보이는 물질적 증거만 믿는 과학자 '이언'.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믿음을 느낄 수 있는 '소피'. 우연하게 파티에서 만난 둘은 서로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린다. 소피의 아름답고 특이한 두 눈에 빠져버린 이언은 그녀를 잊을 수 없어 찾아보지만 쉽지 않다. 그러다 운명같은 우연들로 다시 그녀와 마주하게 되는데.. 그런 만남이 신기하지만 이언은 그냥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 여기고 소피는 만나야할 운명이었다 여긴다. 서로 다른 부분에 이끌린 것일까. 점점 사랑에 빠져버린 둘은 결혼을 약속하고 시청으로 향한다. 하지만 비극적인 운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과연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절대적인 운명이란 것이 존재할까. 그때 그랬듯이 그렇게 우리는 또다시 어디선가 만날 수 있을까..두려움과 비례하는 거센 기대에 휩싸여 이언은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왓챠플레이에서 12월 20일까지 감상할 수 있는 영화라해서 급하게 보게 된 영화인데요. 평점이 높아서 골랐던 영화인데 진짜 5점만점을 뛰어넘어 5만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제게 감동을 준 인생영화라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또한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하던 운명인가 싶어서 동시에 기묘한 소름이 돋기도 한 영화였습니다. 배우진은 제게는 다소 생소한 배우들이었고 2014년에 개봉한 이 영화로 인해 많이 주목받지는 못했는지 요즘 개봉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아쉽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배우들이 가진 매력들이 엄청난 영화였는데도 불구하구요.

 

전지전능한 디자이너, 다시말해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자 연구를 시작한 이언. 그는 신이 지구상의 생명체를 만들었다는 조물주임을 반박하기 위해 색맹인 동물들을 진화시켜 색을 볼 수 있게 하는 연구를 합니다. 만일 그 연구가 성공하면 진화론자들의 가설이 맞다는 하나의 입증이 생기는 것이고 신앙심을 가진 이들을 반박할 수 있는 하나의 증거가 되는 것이죠. 인간의 홍채는 모두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매력에 빠진 이언은 자신이 만나는 사람의 눈을 항상 촬영해왔습니다. 그날 밤 우연히 만난 소피의 눈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운명처럼 이끌린 그녀와의 만남은 너무나 짧고 강렬해서 이언은 그녀를 잊을 수 없었고 이름도 전화번호도 모르는 그녀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없을까 마음속으로 바라고 바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무언가에 이끌리듯 도착한 곳에서 그는 커다란 광고판에 떡하니 새겨진 소피의 두 눈을 마주합니다.

 

모델로 활동하며 자유롭게 생활하던 소피는 영적인 기운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었는데요. 자신과 정반대의 믿음을 가진 이언과 사소한 부분들에 대립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사랑에 큰 장애물이 되진 않았습니다. 영화의 흐름은 이성적인 이언과 감성적인 소피가 양날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것을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무엇이 진실인지를 파악하게 하는 듯 했습니다. 저또한 많은 분들이 그러했듯 영화 후반부까지 갈 동안 계속해서 '그래서 신이 있다는 거야? 그걸 믿으라는 거야?'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는 무신론자라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신앙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왜 믿지 못하는 거야? 세상에 보이는 것만이 다인가?'라는 생각을 가지셨겠지요.

 

영화는 마치 '신의 존재'를 두고 그리고 이언의 연구가 성공하면서 그것을 무참히 밟는 것이 목표인 것처럼 연출됩니다. 또한 소피와 이언에게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도 그저 우연하게 일어난 불운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죠. 하지만 소피의 죽음 이후로 이 영화의 빛이 발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소피가 떠난 후 이언과 연구실 동료 캐런은 결혼을 했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홍채가 사망한 남성의 홍채 패턴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또한 한 과학자의 실험에 이용되면서 아이의 기억안에 그 남자의 기억이 공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확률적으로 홍채패턴이 일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직접 확인에 나선 이언은 이미 세상을 떠난 소피의 홍채패턴과 동일한 패턴을 가진 사람을 발견하게 됩니다. 먼 나라 '인도'에서 소피가 죽은 7년 전에 태어난 여자 아이 '살로미나'.

 

아이를 찾고 나서도 이언은 이성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결국 알 수 없는 운명의 압도감에 이언은 닫혀있던 문을 열고 아이와 함께 빛을 향해 걸어갑니다. 소피가 이언에게 했던 "저 문 너머에 뭐가 있는지 알지만 당신은 그 문을 열지 않을 뿐이야"라는 대사가 떠오르면서 눈물이 펑펑 흐르더군요. 많은 영화가 저에게 와닿았고 또한 이 영화보다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는 많지만, '아이 오리진스' 라는 영화를 기준으로 제 삶이 바뀌었다 할 만큼 이번 영화가 제게 닿은 감동이 남다른 듯 합니다.

 

영화 전반 부 내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재기 바빴던 제 마음이 마지막 결말 부분에는 진실과 상관없이 와르륵 무너져 내려버린 것처럼 이언 또한 그랬으리라 생각듭니다. 세상에 절대적인 무언가 존재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상관이 없었고 "생각말고 어떻게 느끼는지 물었어요"라는 캐런의 말이 메아리치기 시작했습니다. 절대 섞일 수 없는 종교와 과학을 이만큼 잘 어우러내다니 감독의 다음 영화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어나 더 어스'라는 작품도 감독을 맡았다고 하는데 꼭 보려고 합니다. 2014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지금껏 몰랐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평생 몰랐을 수도 있었을 숨겨진 진주같은 작품. 

 

진부한 '영원한 사랑' '운명적인 인연'에 과학과 신앙심을 더해 이토록 아름다운 크리셰를 만들어내다니 대단한 작품입니다.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경이로움을 담은 작품이니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또한 쿠키영상도 있으니 끝까지 보시길 바랍니다. 영화에 나온 명대사 몇가지 남기며 이만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S] uht the front door

[A] mazing

[L] ove you

[O] pen-minded

[M] aestro

[I] an Gray

[N] o way this is true

[A] fterlife"

 

"빅뱅이 일어났을 때 모든 원자가 충돌해 하나의 점이 되었고, 그때 당신의 원자와 나의 원자도 분명 하나가 되었을거야.

137억년동안 충돌을 거듭하면서 나의 원자와 너의 원자로 나뉘었지만 나의 원자들은 당신의 원자들과 항상 함께였어.

나의 원자들은 당신의 원자들을 늘 사랑해 온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