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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 일기

나의 피부 질환 역사 : 아토피로 시작하여 한포진, 결절성 양진까지

안녕하세요, 전 올해 29살이 되는 여자이고 정말 20년정도를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번 글에선 좀 길수도 있지만 제 피부 질환의 역사를 설명드리려고 해요.

앞으로 제가 경험한 상황들을 설명하면서 제가 찾은 치료방법들도 적을 수 있는데

단순 광고글이라고 오해하시거나 제가 진짜 피부질환을 겪고 있는지 궁금해하실 수도 있다싶어서

제가 어떤 상황에 놓여왔는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부모님 말로는 태어날 때부터 태열이 좀 있었고 잦은 피부 발진을 경험했다고 해요.

제가 기억하는 이 지옥의 시작은 한 8-9살 쯤인데 감기에 걸리거나 상한 음식을 먹어 식중독에 걸리면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끔찍한 기억이 많아요.

 

그 때는 허벅지에서 시작해서 콩알만한 두드러기가 손바닥까지 올라오는 식이었어요.

너무 가렵고 힘들었지만 급성 두드러기였는지 2-3일이면 가라앉았어요.

그리고 어린 마음엔 부모님이나 할머니께서 걱정하면서 챙겨주는 시간이 좋아서 그리 나쁘진 않았어요.

 

하지만 어린시절 저를 괴롭게 했던건 만성 아토피였어요.

여름이면 심해지고 피부가 접촉되는 팔 안쪽 부분 종아리 안쪽이 항상 진물이 나고 딱지 투성이었죠.

그렇게 초등학교까지는 아토피가 저를 괴롭게 했고,

중학교 진학하면서는 키도 많이 크고 피부도 좀 좋아졌었어요.

얼굴 피부는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여드름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였죠.

 

그런데 학업 스트레스 때문인지 입술 주변에 알러지가 올라올 때도 있었고

특히 공부를 많이 하는 시험기간에는 손에 한포진이 심하게 올라왔었어요.

어릴 때는 정보도 많이 없었고 알아볼 방법도 딱히 몰라서 그저 알러지 정도로만 알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손 한포진이 낫질 않아 검색해보니 그때서야 한포진이라는 병명을 알게되었죠.

 

제가 진짜 20년동안 제 스스로 피부과에 간 적도 많았는데

단 한 명의 의사도 제대로 된 병명을 알려준 사람은 없었어요.

그 의사들이 생각했을 땐 다 같은 아토피 질환으로 보였거나

치료 방식이 비슷하니까 저한테 굳이 병명을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요?

그래서 전 그저 병원에서 처방받는 스테로이드를 남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제일 큰 저의 실수이며 여러분들이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고,

제가 이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이자 모든 피부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몇 번을 반복해도 과하지 않은 "스테로이드 남용"입니다.

 

부모님과 살 때는 저는 한번도 스테로이드 연고를 쓴 적이나 약을 복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만성 아토피로 항상 고생한 적이 많았습니다만

저희 부모님은 신약에 대해서 좀 불신이 많으셨어요.

왜 그런진 모르겠습니다만 조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서 그런거 같아요.

옛날 분들은 한약이 최고다 이런 마인드?인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그래서 한의원은 자주 다녔으나 제 기억에 피부과를 간 적은 없어요.

이것이 저한테 독이 된 것이 저는 스테로이드라는 연고나 치료제가 얼마나

몸에 해로운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어른이 없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제일 후회스러운건 피부과 의사의 말을 믿었다는 거?

웃긴 이야기지만 의사 말을 듣고 그대로 따랐다는게 어리석네요.

 

제가 성인이 되고 학업때문에 자취를 하게 되면서 피부가 너무너무 안좋아져서

다시 본가에 내려와 피부과에 다니니 시작했는데요

그때 스테로이드 연고와 항히스타민제 그리고 먹는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았습니다

 

스테로이드 쓸 때 피부상태, 노필터 사진

효과는? 너무 좋았죠!

모든 발진이나 진물이 다 사그라들었고 삶의 질도 최상이었습니다.

더이상 가려움에 잠을 설치지도 않았고 잠들 수 조차 없는 고통에 울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주기적으로 피부과에 들러 연고와 약을 처방받았고

그것이 거의 3년 정도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3년동안 정말 아무도. 아. 무. 도. 아~~~~~~무도 저한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이고

얼마나 큰 부작용을 초래하는지 얘기해주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어느 때처럼 또 다시 약을 처방받으러 갔는데 접수 데스크에서

처음보는 간호사분이 저한테 "스테로이드 처방받으신지 3년정도 되셨네요?" 그러는거에요

"이거 이렇게 오래 복용하시면 부작용 심해요, 끊으셔야되요"라고 했어요

그래서 전 "아, 그러면 처방안받을게요"하고 돌아서 나왔습니다.

 

참 웃기죠?

그때 전 24살정도 되는 나이였고 제 피부상태에 대해 검색해보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대해서도 검색해보지도 않았죠.

이번에도 그저 끊으라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끊어버렸습니다.

 

이것이 제 지옥의 시작이었어요.

엄청난 부작용이 제 온몸을 뒤덮기 시작했어요.

얼굴, 팔, 다리 심지어 항문까지 발진과 진물이 생겼고 매일 살아있는게 괴로울 정도로

정말 지옥같은 나날들이 이어져갔어요.

 

그 때 사진은 남겨놓은 게 없네요.

제가 봐도 너무 흉측해서 사진을 찍고 싶지도 않았고 기록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 때서야 전 검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몇몇 한의원들을 발견했어요.

제가 사는 지역에도 분점들이 있었고 치료후기도 꽤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전 믿어보기로 결심하고 진료와 약처방도 받았습니다.

 

첫 한방치료라 효과는 더뎠지만 조금씩 호전되어갔어요.

정말 조금씩이었지만요. 그리고 한번에 스테로이드를 끊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게되어 스테로이드 연고와 병행하면서 조금씩 삶을 되찾아갔어요.

 

하지만 문제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터졌습니다.

바로 너무 비싼 약값이었어요.

한달에 연고와 복용약까지 해서 대략 10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가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이것밖에 방법이 없으니까하는 마음에 그정도를 지불했지만

1년정도 되니까 저한텐 점점 부담이되더라구요..

그리고 한의원 치료는 정말 기초단계?의 느낌이었어요.

가려움이나 상처들이 낫지는 않고 그냥 더 심해지지 않는정도 밖에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깨끗하게 나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일상이 가능할 때

치료를 중단하고 유지단계로 들어갔죠.

 

하지만 스테로이드 남용으로 인해 제 피부장벽은 너무나도 무너져있는 상태라

몇개월 버티지 못하고 다시 더 심하게 재발하였고

다른 한의원을 검색해서 찾아가서 치료를 해보다가

도저히 진전이 없어서 다시 옮겨보고 조금 나아지다가 또 심해지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어서 전 피부과로 다시 발길을 돌립니다.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좀 살고 보자는 거였어요.

잠을 자지 못하니까 상처들도 잘 낫지않고 면역력도 높아지질 않았어요.

진짜 하루에 30분도 채 못자고 그것도 안자서 조는 정도? 밖에 안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한의원 약값때문에 일을 그만두지도 못하고 매일 출근하는 상황..

아 진짜 죽고싶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지나가는 차에 뛰어들까 싶을 정도로요...

 

그래서 다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한달정도는 먹기도 하고 연고도 좀 센걸로 발라서 피부를 진정시켰어요.

그 다음엔 서서히 스테로이드를 끊고 항히스타민제만 복용했어요.

그리고 심해지면 연고를 좀 바르는 식으로요.

 

그렇게 관리하며 지내다가 천연 항히스타민제를 찾게되었고

여러 영양제들을 알게되면서 이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해방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는요?

 

휴... 왜 다시 이렇게 되었는지는 앞으로 점차 설명해드리면서

제가 이 고된 가시밭길을 또 어떻게 극복해서 걸어나가는지 같이 지켜봐주세요.

 

그리고 여러분, 저는 이렇게 고통받는 게 저혼자인것마냥 더 안으로 움츠러들고 소극적으로 살아왔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저와 같은 피부질환으로 고통받으시는진 모르겠지만

절대 저처럼 살지 마시고 더 소통하시고 더 알아보시고 더 목소리를 내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고 저또한 혼자가 아니니까요.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치유하고 더 많이 살아나가고 싶습니다.

같이 살아나가 보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