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만약'이라는 상상.
좋은 일이 있었을 때도 상상해보지만 특히 인생에 나쁜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는 종종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이라 상상해보곤 한다.
후안 카탈린은 그 무수한 우연이 일어나는 삶 안의 작은 우연들이 모여
곤경에서 탈출하게 되는 기적같은 일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다행히 구출된 자유의 삶에서도 우리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만약 무수한 우연들이 겹치지 않았다면..?'
'만약 길을 잘못들어 1분이라도 늦어버렸다면...?'
상상과 의심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 악몽같은 상황을 이제는 웃어넘길 수 있는 그의 삶을 들여다본다.
감상 후기
40분 가량의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이 다큐멘터리는 살면서 우리 모두가 생각해본,
그러나 상상하기도 싫은 '만약'이라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원 제목인 'Long shot'의 뜻은 카메라 촬영 기법 중의 하나인 "멀리서 찍다"라는 뜻과
"가능성이 희박한"이라는 뜻을 중의적으로 담고 있는데 감독이 원한 연출의 목적이 잘 드러나는 제목인 것 같습니다.
후안 카탈린은 어느 날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는데,
피해자가 바로 후안의 형 재판에서 증인으로 섰던 여성이었습니다.
증인의 증언으로 후안의 형이 유죄 판결을 받는 데에 많은 힘을 실어주었고
그래서 경찰은 후안 카탈린이 앙심을 품고 그녀를 살해했을거라 단정짓고 그를 체포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짜고짜 5월 12일날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는데,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몇월 며칠 몇시경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평소와 다르게 특별히 한 행동이 없었다면 말이죠.
당연히 후안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경찰은 그를 용의자로 확신하고 구속합니다.
어떻게든 계속 기억을 더듬던 후안은 어느 순간 단편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바로 그가 그의 어린 딸과 같이 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야구 경기장에 갔었던 기억입니다.
후안은 이 사실을 바로 변호사에게 알렸고, 단순히 아직 어린 딸의 진술과 야구 관람 티켓만으로
후안이 당일 경기장에 정말로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웠던 그 순간,
그는 경기장에 촬영팀이 와있었던 기억의 조각을 찾아냅니다.
실제 경기 중에 관람석을 촬영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나,
현실감있는 연출을 위해서 간혹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구단에서 허락하고는 하는데
5월 12일 다저스 경기가 열리던 바로 그날, 미국 방송사 HBO에서 촬영을 나온 겁니다.
그 사실을 안 후안의 변호사는 HBO 방송사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그 날 촬영본 공개를 요청합니다.
후안의 어려운 상황을 들은 제작진은 기꺼이 전체 촬영분을 공개했고,
변호사는 밤낮을 꼬박 새워가며 모든 촬영 분을 일일이 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수많은 촬영분 중 정확하게 후안과 후안의 딸이 지나가는 모습이 찍힌 촬영분을 발견했고
그것을 증거로 후안이 여성이 살해될 당시에 그곳에 있을 수 없었음을 증명합니다.
그 증거를 제출했음에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후안은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었고
후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해 35만달러 약 4억원 가량을 배상받게 됩니다.
억울한 누명을 쓴 남성의 단순한 헤프닝이라고 보기에는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줍니다.
'만약 그가 야구 경기를 보러 가지 않았다면?'
'만약 그 날 촬영이 허가되지 않았다면?'
'만약 그가 카메라 앞으로 지나가지 않았다면?'
'만약...?'
짧은 러닝타임으로 부담없이 감상하실 수 있는 다큐멘터리 중 하나이니 추천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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